이런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며칠 밤낮을 새워 구현한 멋진 3D 가상 공간이 막상 사용자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생각보다 좁아요”, “이 너머에는 뭐가 있나요?” 같은 피드백을 들으며 아쉬움을 느꼈던 순간 말이죠. 혹은 게임 개발자로서 끝없이 펼쳐지는 오픈월드를 만들고 싶지만, 그 방대한 지형과 환경을 일일이 설계하고 배치하는 작업에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했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3D 공간 생성은 마치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았습니다. 정해진 크기의 캔버스 안에서 아무리 화려하고 정교한 세계를 그려낸다 한들, 캔버스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죠. 하지만 최근 AI 기술의 발전은 이 캔버스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스스로 캔버스를 확장하며 무한한 세계를 그려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주목할 소식은 바로 이 ‘무한한 캔버스’의 시대를 예고하는 월드 랩스의 새로운 3D 세계 생성 모델, ‘마블 1.1 플러스(Marble 1.1 Plus)‘의 출시에 관한 것입니다. 단순히 더 정교한 3D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공간 자체를 자동으로 확장하며 거대한 세계를 생성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이 기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 소식의 배경

지금 이 순간, AI 업계는 실로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넘어 3D 콘텐츠 생성 기술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발전하고 있죠. 단순히 사진 한 장으로 고품질의 3D 모델을 만들거나,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짧은 3D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며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개별 객체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세계(World)’ 전체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월드 모델(World Model)’ 경쟁은 이미 불꽃을 튀기고 있습니다. AI 분야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가 이끄는 월드 랩스(World Labs)는 일찍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 지난해 11월 첫 상용 월드 모델인 ‘마블 1.0’을 공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마블 1.1’과 ‘마블 1.1 플러스’의 출시는 그들이 이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겠다는 명확한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쟁 상황은 더욱 뜨겁습니다. 얀 르쿤(Yann LeCun) 메타 AI 수석 과학고문은 최근 ‘JEPA(Joint-Embedding Predictive Architecture)’ 모델의 난제를 해결한 ‘LeWM(LeCun’s World Model)‘을 내놓으며 월드 모델의 상용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또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로 세상을 놀라게 한 오픈AI(OpenAI)는 소라 팀을 아예 월드 모델 부서에 배치했다고 밝히며 이 분야에 대한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거대 AI 기업들이 월드 모델에 집중하는 것은, 이것이 미래의 게임,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로봇 공학 등 거의 모든 디지털 경험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마블 1.1 플러스는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3D 세계 생성 기술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인 셈입니다.

핵심 내용 분석

월드 랩스가 약 5개월 만에 선보인 ‘마블 1.1’과 그 핵심인 ‘마블 1.1 플러스’는 3D 세계 생성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품질 개선을 넘어, AI가 스스로 공간을 인지하고 확장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습니다.

  • 마블 1.1의 품질 향상: 먼저 ‘마블 1.1’은 기존 1.0 버전에 비해 생성 결과물의 품질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월드 랩스는 신규 사용자에게 1.1 버전을 기본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별도의 설정을 조정하지 않아도 더욱 사실적이고 정교한 3D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기존 작업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향상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생산성을 높여줍니다.

  • 마블 1.1 플러스의 ‘세계 생성’ 능력: 이번 업데이트의 진정한 핵심은 바로 ‘마블 1.1 플러스’입니다. 기존 모델들이 정해진 크기의 3D 공간 안에서만 세계를 생성했다면, 1.1 플러스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장면의 경계를 넘어 자동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더 큰 세계를 생성합니다. 예를 들어, 넓은 풍경이나 복잡한 환경을 요구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모델이 스스로 연산 영역을 넓혀 하나의 장면을 넘어서는 대규모 3D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이 모든 과정은 단 한 번의 생성 명령으로 이루어지며, 수작업으로 경계를 조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 기술적 원리: 3D 아웃페인팅과 다이내믹 큐브: 이 ‘세계 생성’ 능력은 기술적으로 ‘무한 캔버스(Infinite Canvas)’ 또는 ‘아웃페인팅(Outpainting)‘의 3D 버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확장하는 아웃페인팅처럼, 3D 공간에서도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공간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연산 영역을 가변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월드 랩스는 ‘다이내믹 큐브(dynamic cube)‘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용자가 생성한 공간이 확장될 때마다 이 다이내믹 큐브 단위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여,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합리적인 가변 비용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 사용자 경험 및 안정성 개선: 기술적 진보와 함께 사용자 편의성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 모델 선택 강화: 마블 1.0, 1.1, 1.1 플러스 등 다양한 모델을 쉽게 전환할 수 있게 되어, 각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자산 정보 투명화: 각 3D 자산이 어떤 모델로 생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작업 이력을 추적하기 용이합니다.
    • 편집 기능 및 인터페이스 개선: 전반적인 편집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으로 개선되어 작업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 버그 수정: 여러 브라우저 탭에서 프로젝트가 충돌하던 문제나 스튜디오 내 객체 가시성 설정 버그 등 안정성 관련 문제점들도 해결되어, SaaS(Software as a Service)로서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개선들은 마블이 단순한 연구용 툴을 넘어, 기업 및 전문가들이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월드 랩스의 마블 1.1 플러스 출시는 우리 IT 실무자들과 AI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이는 단순히 ‘더 좋은’ 3D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생성 방식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화가가 무한히 늘어나는 캔버스를 손에 쥐게 된 것처럼, 이제 우리는 디지털 세계를 창조하는 방식에 있어 새로운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는 역시 게임과 메타버스입니다. 지금까지 게임 개발사들은 방대한 오픈월드 맵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를 투입하여 지형을 모델링하고, 에셋을 배치하며, 환경을 꾸미는 고된 작업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마블 1.1 플러스와 같은 기술은 이 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개발자는 “웅장한 산맥이 끝없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고대 도시의 폐허가 숨겨진 신비로운 판타지 세계"와 같은 간단한 설명만으로, AI가 스스로 경계를 확장하며 일관성 있는 대규모 세계를 생성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맵 디자인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뿐만 아니라, 개발팀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한,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확장하고 개인화하는 것이 더욱 쉬워질 것입니다. 지금은 ‘이 땅을 구매했습니다’ 하고 정해진 구역 안에서만 활동해야 했다면, 미래에는 사용자가 ‘우리 길드 아지트 옆에 거대한 숲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AI가 스스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무한히 숲을 확장해주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에게 훨씬 몰입감 있고 자유로운 디지털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시뮬레이션, AR/VR, 로봇 공학 분야에서도 그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복잡한 가상 환경을 만들 때, 사람이 일일이 도로, 건물, 장애물 등을 배치하는 대신 AI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무한히 확장되는 테스트 환경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더욱 다양한 상황에 대한 테스트를 가능하게 하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PM이나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전에 없던 스케일의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내부 개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습니다.

결론

월드 랩스의 마블 1.1 플러스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우리가 디지털 세계를 인식하고 창조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서막을 알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유한한 캔버스 안에서 고뇌할 필요 없이, 우리의 상상력이 닿는 곳까지, 혹은 그 너머까지 AI가 스스로 세계를 확장해주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까’ 못지않게 ‘어떻게 세계를 상상하고 정의할까’에 대한 질문에 더 깊이 천착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AI가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도구를 제공하는 만큼, 인간의 창의성과 비전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무한한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새로운 능력을 우리는 과연 어떤 놀라운 방식으로 활용하게 될까요? 우리의 다음 디지털 경험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때입니다.

🔗 원문 보기


출처: AI Times Korea | 발행일: 2026-04-05